신(神)도 감탄할 웅장함…꿈을 현실로 만드는 '근본의 미(美)'

입력 2015-08-31 07:00  

스페인 바르셀로나 가우디 건축여행


지중해를 품은 무지갯빛 도시 바르셀로나를 여행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짙푸른 바다를 거닐어도 좋고 피카소나 달리의 미술관을 찾아가도 좋다. 황영조 선수가 올림픽에서 금빛 질주를 선보였던 몬주익 언덕에 올라 한눈에 바다와 도시를 내려다보며 케이블카를 타도 좋다. 보다 특별하게 바르셀로나를 즐기고 싶다면 스페인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의 행적을 좇아 가보자. 가우디의 건축에는 건축을 넘어 한 시대를 상징하는 문화와 시대정신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건물에 넣으려 했던 뛰어난 상상력의 세계

1852년에 태어난 가우디는 시대를 뛰어넘는 감각을 지닌 건축가다. 건축이란 단순히 집이나 건물을 짓는다는 생각에 머물면 큰 의미가 없다. 하지만 사람을 생각하는 가장 근본적인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는 것이 건축이라면 그 세계는 참으로 넓다. 가우디는 바르셀로나를 색채와 곡선으로 다듬고 인간이 자연을 잊지 못하도록 꿈을 현실로 만들어준 건축가이자 상상가였다. 재미있게도 이 건축가가 생전에는 전혀 호평을 받지 못했다. 고집 세고 제멋대로였다는 혹평에 시달렸다. 지금도 그의 건축을 그리 높게 평가하지 않는 이들이 있다. 그러나 그가 건물 안에 넣으려고 했던 상상의 이야기들을 알아가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여행은 풍족해진다.

가우디의 건축물 중 제일 처음 만나라고 추천하고 싶은 것은 카사 비센스(Casa Vicens)다. 몬태나(Montana)역 근처에 있는 카사 비센스는 그의 초기 작품이다. 건물을 설계하려고 가던 날 건물 터에 자라고 있던 아프리카금잔화와 야자수에서 영감을 받은 가우디는 타일과 외관 주물에 금잔화와 야자수 문양을 넣는다.

후원자 구엘과 만든 독특한 건축물, 구엘공원

가우디는 주물제조업을 하는 가난한 집안의 아들이었다. 게다가 병약했다. 평생 독신으로 살던 가우디는 세상에서도 자신의 재능을 인정받지 못했다. 하지만 그를 믿고 전폭적으로 지지해 주는 이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구엘 백작이었다. 두 사람은 의기투합해 바르셀로나 교외 언덕에 전원주택 단지를 조성했다. 구엘도 가우디처럼 시대를 너무 앞서갔던지 60가구를 예정하고 분양했지만 단 세 채만 분양됐다.

분양이 되지 않고 설상가상으로 직물을 제조하던 구엘 백작의 사업까지 기울어 입구 관리실로 쓰려고 했던 집 두 채와 입구 조형, 파도길, 정원과 벤치, 세 사람의 집만 짓고 나머지는 공터로 남아 지금은 공원이 돼 있다. 후에 구엘의 이름을 붙인 공원은 자연 그대로를 극대화했다. 나무 한 그루, 돌 한 덩어리도 함부로 파내어 버리지 않고 그대로 살렸다고 한다. 인체공학의 묘미를 살린 세상에서 제일 긴 벤치는 가우디의 유머를 보여주는 것 같다. 헨젤과 그레텔의 ‘과자의 집’을 본떠 만든 입구의 관리실은 마치 동화 속 세계로 빠져들어간 것 같다.


가우디의 인생을 통째로 바친 사그라다 파밀리아

쇼핑의 거리인 그라시아에는 두 건물이 있다. 산을 닮은 카사 밀라(Casa Mila)와 바다를 닮은 카사 바트요(Casa Batllo). 카사 밀라는 맨션형 주택으로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건물이 네모난 도우넛 모양이다. 가운데가 뚫려서 사방으로 조망이 좋고 환기가 잘 되도록 돼 있다. 카사 바트요는 바닷속에 들어온 듯이 물결무늬가 벽을 타고 흐르고 문틀과 창문에는 물방울 타일이 있다.

가우디의 인생을 통째로 바치다시피 해서 건축한 사그라다 파밀리아(La Sagrada Familia·성가족)성당은 그의 역작이면서 세계인의 유산이다. 아직도 건축 중인 이 성당은 예수와 마리아, 요셉을 기리며 가톨릭의 전파를 위해 만들어졌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던 가우디는 카사밀라를 뺀 나머지 건물에 모두 십자상을 넣었다. 마침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큰 성당을 세울 계획이었던 바르셀로나 신부들은 오래 건축을 해야 하기에 돈을 많이 주지 않아도 되는 31세의 젊은 건축가 가우디에게 성당의 설계를 맡겼다.

그는 이 성당의 설계를 맡고 40여년 뒤 전차에 치여 죽기 전까지 성당 건립에 매진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종교를 떠나서 그 규모에 입이 벌어지고 그 정성에 감동이 온다. 후원자를 받지 않고 오로지 사람들의 헌금으로만 짓기로 해 가우디도 자기 생전에 이 성당이 완성되지 않을 것을 알았다. 그는 다?사람이 건축을 지휘하도록 전체 형태와 모형을 세세하게 미리 만들어 놓았다. 지하 박물관에는 가우디의 시신이 안치돼 있다. 성당은 지하에 박물관을, 지상에는 웅장한 예배실을 두고 있고 외부를 돌며 조각된 형상을 보는 것만으로도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 신자가 아니어도 1층 예배실 의자에 앉으면 평온한 기운을 느낄 수 있다.

이것 만은 꼭!

가우디를 만나러 가는 여행은 미리 공부를 해서 혼자 가도 좋지만 카탈루냐광장 록카페 앞으로 가서 일일투어를 신청해 가이드와 동행하면 더 깊이 가우디를 이해할 수 있다. 가이드와 함께 하는 여행에는 워킹투어와 버스투어가 있다. 가이드 투어는 하루 만에 가우디 건축물을 모두 돌아봐서 세세하게 보기 힘들다는 단점은 있으나 미리 공부하거나 찾아가는 길을 알아두지 않아도 된다.

구엘 공원은 인터넷으로 예약하는 것이 좋다. 아침 10시부터 문을 열지만 관람 인원을 하루 800명으로 제한하고 일시에 입장하지 못하도록 관람객을 분산하기 때문에 가서 현장에서 표를 끊으면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신희지 여행작가 writerhj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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